농협 사태가 주는 교훈은 매우 큰 교육자료가 되었다.
농협 대표가 하는 말이 핵심 전산을 내부자는 모르고, IBM만 알고 있다니.. 그럼 농협의 전산에 대한 책임 주체가 IBM인가?
대부분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회사들은 내부에 전문인력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물론, 개발인력은 개발당시에 매우 많이 필요하지만, 개발이 구축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더이상은 필요한 자원이 아니므로 개발인력은 외부에서 충당하길 원할 것이다. 전산 운영 인력도 아주 전문가가 있어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모니터링 하고 개선하면 좋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산실은 잘잘한 업무들의 처리가 있을 뿐 큰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러한 인력들에 대해서도 회사는 비용으로 생각할 뿐 투자로 생각하질 않게 된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전문 인력들은 외부용역으로 교체가 되고, 내부에서는 그런 사람들로부터 인간관계에 의존하는 관리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된다. 전문성은 당연히 떨어지겠지.
외부 용역중에도 물론 전문적으로 기술을 쌓고,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는 곳들도 많겠지만...... 많은가....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건비 장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나 인적 자원 관리를 하지 않게 된다. SI는 자체의 기술력을 쌓기 보다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일을 맡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기술습득이나 그런 부분에 소홀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이 곧 돈이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끝나고 해당 인원에게 기술습득이나 쉴 수 있는 그런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속된말로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일하는 만큼 돈이 되는 구조이니..
이런 구조속에서 SI, SM몇년 해본 사람들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게 되고,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된다. 회사는 그럼 다시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투입하게 되는데, 결국에는 배워가면서 개발하는 그런 형국도 발생하게 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몇몇 대형 SI빼고는 대부분은 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대응한다고 해도 누가 나한테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현실이니까.
재투자와 인력관리에 실패하고, 그로 인해서 수익감소와 고객사 대응에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한 인력감소와 그로 인한 관리누수... 점점 않좋아지는 과정속에서 과연 IT의 무엇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중에는 물론 성공하는 SI기업,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디지털생태계는 모두가 성공하는 그것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기반이 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그런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아주 소수가 성공하고, 대부분은 그러한 성공은 꿈도 못꾸고, 지긋지긋하게 일하게 되는 환경이 된다면 이건 생태계라는 말자체도 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처럼 대부분의 회사들이 대기업의 하청위주의 이러한 IT환경이 아니라 정당한 경쟁속에서 자신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제품화 할 수 있고, 이러한 제품이 공정하게 소비가 되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위주의 SI회사들에 대한 강한 규제와 협력강화 방안 같은 것들이 나오고, 중소기업에 대한 건전한 투자활성화 대책과 이를 인큐베이팅하는 사업룰과, 실패에 대한 무차별적인 책임보다는 기술 자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정부와 기업들이 갖고 있어야 할 것 이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 SI들은 다 인맥들이라지... -_-;;